을왕리 해수욕장? 왕산 해수욕장으로 갑시다
고양시에서 40분대로 갈 수 있는 을왕리 해수욕장. 주말이라 그런지 몹시 붐볐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아니었으면 더 많은 인파가 몰렸을까? 해수욕장 인근 노상 주차장은 바로 앞 상가에서 관리하는 중이었다. 별로 위생적인 것 같지도 않은데 그 돈을 내고 먹어야 하나 싶은 그런 가게들... 실제 이용해본적이 없어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나 꼬리를 물고 들어오는 차들과 뒤섞여 더위에 노천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아이가 있는 가족이 찾기는 무리 아닌가 싶다.
주차할 공간을 찾아 빙빙 돌다가 을왕리 해수욕장은 포기하고 바로 옆에 있는 왕산 해수욕장으로 가기로 했다. 거리로는 1.5km 떨어져 있고 차로는 분 거리였다. 이름값이 떨어져서인지 확실히 덜 붐볐다. 주차장도 유료주차장(1일 1만원)을 잘 정비해뒀기 때문에 부담없이 차를 댈 수 있었다. 유료지만 모래톱 바로 옆에 차를 댈 수 있으니 이동거리도 짧고 소지품 보관도 쉬운 장점이 있다.
본격적인 놀이 준비를 해서 간 것은 아니었다. 새우깡을 던져 주며 갈매기랑 적당히 놀고, 물에 발 좀 담그다가 쉬려고 주변을 둘러 보니 카페가 여러 곳 있었다. 멀리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로 갈까 했다가 그냥 제일 가까운 카페로 들어가기로 했다. 왕산 해수욕장에서 바라 본 비치 카페 라군의 모습은 그리 특별할 것이 없다.
기온이 그리 높은 편은 아니었으나 햇볕은 부담스러웠던 날이었다. 볕이 없는 실내로 들어오니 시원했다. 바닷바람도 시원하게 불었다.
실내에서 바라본 전망인데 나름 멋지다. 하늘이 맑았다면 더 좋았을텐데 이제는 한국에서 그런 날을 볼 수 있는 날이 일년에 몇 번 안되니 포기해야 한다.
인테리어는 보통 이상. 바닥이나 테이블, 식기류, 카운터 관리가 잘 되어 있어 깨끗하다는 인상을 풍긴다.
바닷가에 왔다고 해서 굳이 해산물을 먹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 때문에 브런치 메뉴를 시켰다. 가격대는 조금 비싼 편이지만 요즘 무섭게 오른 물가와 입지를 감안하면 혜자스러운 편이다. 덩치 큰 청년 혼자서 주문 받고 요리하고 서빙하는 1인 카페인 것 같은데, 주인장의 음식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누구나 할 수 있고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지만 참 맛있었다. 에그스크램블은 여느 호텔급 조식 수준급이고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소세지도 맛있게 잘 구웠다. 심지어 식빵 마저도 맛있었다. 토스트기에 구운 게 맞을텐데... 보통음식인데 그냥 보통이 아니다.
맛없는 음식을 바가지 쓰고 먹는 것처럼 기분 잡치는 경우는 없다. 내심 걱정스러웠는데 비치카페 라군에서의 가벼운 식사는 주말 여행을 대단히 즐겁게 해주었다.
이 곳은 건물 세 개가 공동으로 주차장을 쓰고 있는데 식당 이용객은 주차를 무료로 할 수 있다. 종일 주차비 1만원을 쓰지 않아도 되는 점도 장점이다. 굳이 하루종일 놀지 않아도 되거나 아이가 어려 그렇게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참 좋은 장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