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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2020.06.18. 방글라데시 신속진단키트 개발 촌극

by ayush 2020. 8. 4.

우한폐렴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의 팬데믹으로 내로라 하는 제약사들이 연구에 돌입한 가운데 방글라데시에서도 여러가지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美 길리어드社가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 목적으로 개발한 렘데시비르의 복제약을 대량생산하기 시작했고,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로록시 클로로퀸을 처방하기도 했다. 인구 대비 검사 건수가 적다는 WHO의 지적에 따라 정부가 검사 기관 수를 늘려 요즘은 하루 1만 건 넘게 검사를 하고 있다. 물론 이 숫자도 여전히 적은 편이지만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방글라데시 최초의 의료법인인 고노샤스토야 껜드라 Gonoshsthaya Kendra 는 자체 연구소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신속진단키트를 개발, 대량생산 허가를 받기 위해 방글라데시 식약처 Diretorate General of Drug Administration 의 감독하에 테스트를 진행했었다. GK 의 신속진단키트는 BSMMU에 공급되어 509 건의 샘플을 테스트 하였다. 한 달여간의 테스트 가운데 시제품은 감염된 지 1주일 된 샘플의 경우 11%, 2주차인 샘플에서는 40%의 정확도를 얻는데 그쳐 이에 따라 코로나바이러스 진단키트로는 부적합 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테스트를 진행한 BSMMU 는 GK 의 시제품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으나 아직 RT-PCR 장비가 도입되지 않은 지역에서는 쓸 수도 있다는 무의미한 말을 했다. 신뢰도가 없는 제품을 도대체 어디에 쓴다는 말인지... 이 시제품을 개발한 GK 책임 연구원 비존 쿠마르 실 Bijon Kumar Sil 은 BSMMU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제품에 확신이 있고 코로나 바이러스 진단에 명백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반박했다.

4월 30일 GK와 BSMMU 간의 신속진단키트 테스트에 관한 양해각서가 체결되었고 5월 13일 부터 테스트가 진행되었다. 이에 대한 보고서는 이미 6월 10일 DGDA에 제출되었으나 그 발표는 세 번이나 연기되었다. 양 측은 이미 보고서 결과를 공유하였으며 예상과는 달리 정확도가 형편없이 나오자 GK 측이 BSMMU의 샘플 수집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하는 등 공방이 있었다. GK 에서는 이전 진단키트가 실패할 경우 경제적 손실은 물론 의료연구의 선구자라는 이미지에 타격이 갈 수밖에 없다. 어쩌면 투자자를 모으기 위한 촌극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한편으로는 방글라데시 관료제가 워낙 개판이라 GK가 억울한 일을 당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나라, 방글라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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