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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방글라식 코로나 대처법

by ayush 2020. 3. 23.

좀 지난 일이긴 하지만 방글라데시 셰이크 하시나 총리가 우한폐렴 코로나 바이러스를 슬기롭게 이겨내자고 국민들에게 연설했었다. 셰이크 하시나 총리는 방글라데시의 국부 봉고본두Bangabandhu 셰이크 무지부르 라흐만의 딸이다.

올해는 봉고본두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로 방글라데시 정부에서는 대대적인 행사를 기획하고 있었다. 국경일로 지정된 3월 17일 국부탄신일에 퍼레이드와 불꽃놀이, 봉고본두 헌정 행사등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대거 취소되었다.

언론지는 물론 사기업에서도 Mujib Borsho 캠페인 기사와 후원 광고를 엄청 냈다. 거리 곳곳의 선전물은 물론 언론지의 모든 광고에 캠페인 로고가 들어갔다. 특집 기사로 유명인사들이 봉고본두에 대한 존경심을 SNS에 어떻게 실었는지까지 나올 정도였다. 어느 북쪽에 있는 나라에서 벌어지는 충성 맹세같은 분위기랄까?

이들의 행보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겨내자는 셰이크 하시나 총리의 발언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굳이 번역 해보자면 '방글라데시는 하시나 총리의 강려크한 리더십 덕분에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다', '셰이크 하시나 총리가 있는 한 코로나 바이러스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정도로 풀이할 수 있겠다. 이정도로 손발이 오그라 들 수는 없어 하나 더 추가해보겠다.

어딘가 모르게 익숙해 보이는 이거리에 흰색 셔츠 차림의 남자들이 등장했다. 구호는 마찬가지. '총리의 영도력에 대동단결하여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겨내자'를 외친 이들은 모 은행 직원들이다. 사회적 거리고 나발이고 옆사람 머리에 침을 튀겨 가며 기자들이 사진찍어 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위에서 시키니 할 수 없이 나왔겠지...

거리 곳곳에 선전물이 많이 생겼고 심지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위험이 부각될 시점인 3월 초에는 Joy Bangla 라는 대규모 콘서트까지 열렸다. 당연히 국부 탄생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않을 수 없었을 거다. 역시나 찬양집회.

국부탄신일이 한참 지난 3월 20일에도 거리에는 선전물을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이들에게 일감이 떨어지면 코로나 바이러스보다도 굶어죽게 생겼는데 집에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이런 이벤트로 코로나 바이러스의 심각한 상황을 타계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심각한 상황이 오게 되면 이 같은 선전선동이 얼마나 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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