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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코로나 바이러스와 사재기

by ayush 2020. 3. 10.

재난상황이 의심될 때 사람들은 생활필수품을 쓸어담는 성향이 있다. 생존 본능의 발현이다. 한국처럼 늘 안정적인 나라에서조차 마스크 싹쓸이 현상이 일어나는데 방글라데시같은 후진국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는다.

마스크 없음, 손소독제 없음 안내문

우한폐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방글라데시에 입국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마스크, 손세정제 등을 사기 위한 다카 시민들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일부에서는 이미 물건이 떨어져 발걸음을 되돌리는 경우도 많다. 사실 방글라데시의 약국에는 재고가 많지 않다. 일부를 제외하면 약국들의 크기가 고만고만한 구멍가게 수준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재고만 확보한 상태로 장사를 한다. 그래서 보통 때 물건을 하나만 사던 사람이 5개, 10개씩 사면 재고가 바닥나버린다.

품귀현상은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발생 이전부터 조짐이 보였다. 몇주 전부터 다카의 기온이 30℃를 넘어가자 모기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는데 모기향이 시중에 떨어지고 있다. 온라인 마켓은 물론 오프라인 최대 마켓인 유니마트의 진열대에서조차 모기향이 귀할 정도가 되었다. 상인들의 말로는 중국에서 수입하던 물품들이 대거 통관중단되면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방글라데시 교통국인 BRTC에서는 운전면허증 등에 쓰이는 플라스틱 카드와 IC 칩이 수입되지 않아 면허증 발급도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Chaldal.com 에도 공산품이 품절현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원래부터 물건이 풍족했던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 여러품목이 품절인 경우는 없었다.

 

모기 해충구제용품들이 대거 품절이다

3월 10일 오늘자 dailystar 에 따르면, 정부는 이탈리아에서 입국한 것으로 밝혀진 확진자가 어느 항공편을 이용해서 입국했는지 파악중이라고 한다. 확진자가 이용한 항공편과 경유지를 아직도 밝혀내지 못한 것이다. 장시간 밀폐된 공간에 갇혀있어야 하는 항공기 특성상 확진자 부근의 승객, 대면접촉이 불가피했던 승무원, 이들이 묵었던 숙소와 차량기사 등 역학조사를 빨리 이뤄져야 하는데 아직 미진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발표후 방글라데시 질병관리본부 Institute of Epidemiology, Diseases Control and Research (IEDCR)에는 수백여 통의 코로나 바이러스 문의 전화가 쇄도했고 일부는 직접 찾아와 증상을 호소하며 검사까지 받고 갔다고 한다. 과연 이들이 격리된 환경에서 표본을 채취했을지도 의문이고 의심환자 중 확진자가 있다면 이들이 자가 격리를 했을지도 의문이다.

방글라데시 정부의 의지도 강한 편이고 이미 노하우가 공유된 상황이기 때문에 이탈리아처럼 최악의 경우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대비는 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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