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셰이크 하시나 총리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교육기관을 이드까지 닫게 했다. 현재 5월 24일부터로 예정된 이드 연휴까지는 7주 가량 남아 있으니 학사일정이 총 10주간 중단 되는 상황이 되었다.
또 총리는 지금까지의 낙관적인 시각과는 다르게 우한폐렴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의 광범위한 확산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인정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163명 중 절반 이상인 84명은 다카 거주자이며 이에 따라 다카 시 곳곳이 봉쇄되었다. 특히 한인이 많이 거주하는 보슌도라 Bashundhara Residence Area 에도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D블록 5번가의 한 건물이 봉쇄 된 것을 비롯, 우또라 14번 섹터, 밀뿔의 까지뽀라 Kazipara 지역 일부가 폐쇄조치 되었다.
이 같은 조치는 방글라데시 정부가 설정한 LEVEL 4 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TV담화를 통해 셰이크 하시나 총리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한 곳의 책임자(지자체장)가 해당 지역의 봉쇄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같은 대응조치를 발표하고 있음에도 방글라데시 보건당국은 민간병원의 참여를 염두에 두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오히려 이들을 배제하는 입장이다. 라바이드 LabAid 그룹(제약, 병원, 의료검사에 특화된 기업) MD인 Dr. Shamim 은 민간병원이 이미 준비가 되어 있으니 정부가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 키트 및 PPE 공급과 샘플 이송만 도와 주면 된다고 하였다. 민간 병원에는 9만여 병상 중 75% 가량이 비어있는 상태로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병상이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현상은 민간 병원에는 PPE 가 보급되지 않아 호흡기 질환 환자를 꺼리는 경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정부의 대중교통 차단으로 상태가 매우 심각한 환자 외에는 병원에 내원하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라바이드 그룹의 주장에 대해 보건당국 방글라데시 질병관리본부 IEDCR 에서는 민간병원의 참여를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있었으며 곧 그렇게 될 것이라고 하면서도 여전히 검사와 치료 어떤 영역까지 민간이 참여할지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되풀이 했다. 이미 여러 차례 민간병원과 회의가 있었고 이들의 참여의사도 확인했으나 아직도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 DGHS 는 다카 소재 11개 병원을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병원으로 지정했으나 대부분의 환자는 웃또라에 위치한 쿠웨이트-방글라데시 친선병원에 입원시켜 치료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는 다른 지정병원들이 여전히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종합운동장을 격리 시설로 바꾸겠다는 방안까지 발표했다. 굳이 놀고 있는 민간 병원의 수천개 병상을 놔두고 아무것도 없는 운동장에 새로운 시설을 만들겠다는 그들의 스케일에 새삼 놀랄 따름이다. 지금까지 세웠던 계획이 모두 실천되지 않고 있고 최소 1,000개의 ICU가 필요할 것이라는 예측에도 단 45개 ICU 밖에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에 무슨 계획을 그리 원대하게 세우는 지 모르겠다. 라바이드에서 현실을 꼬집는 인터뷰를 하는 이유도 여기 있는 것 같다.
셰이크 하시나 총리의 채근에 못이겨 각 부처가 경쟁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책을 내 놓는 것 같은데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법 아니던가. 방글라데시의 대처가 참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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