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단이 시작될 무렵 방글라데시는 폭염이 시작된다. 한참 더울 때는 외부 온도가 38℃까지 올라가면서 타는 듯한 더위가 찾아오는데 이 시기에는 더위와 함께 모기도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다. 1년 내내 모기가 많지만 이 시기에는 뎅기열을 옮기는 뎅기모기(Aede 모기)의 활동이 활발하기 때문에 뎅기열 환자가 발생한다. 작년에는 이전보다 뎅기열 환자가 급증하는 바람에 동남아시아 부터 서아시아까지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방글라데시 정부가 임시공휴일(셧다운)을 선포하고 지방간 이동을 금지시킨 이후 뎅기 모기의 유충수가 생각보다 적게 발견되었다는 희소식이 있기도 했었지만, 우한폐렴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의 확산 저지라는 취지가 무색하게 정부 지침을 어기고 지방과 다카 간 왕래가 많았던 탓인지 뎅기열이 다시 유행하고 있다.
뎅기열은 NS1 키트에 혈액을 한방울 떨어뜨리면 10분 이내에 감염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문제는 뎅기열 증상이 오한, 몸살, 고열과 기침을 동반하기 때문에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때와 동일 하다는 것이다. 다카에 거주중인 53세 남성 Anisur Rahman 의 경우 상기 증상을 보여 사립 병원에서 뎅기와 코로나 검사를 다 받았는데 모두 양성이 나왔다. 곧바로 코로나 바이러스 전담 병원으로 옮기려 했지만 ICU 부족 때문에 이송이 지체되고 있는 형편이다.
현재 방글라데시 보건청 DGHS 는 3월 정부 시설만으로도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를 충분히 할 수 있다다는 입장을 버리고 사립병원은 물론 대학 실험실 기자재까지 동원해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검사 수는 24시간 기준 5천여건에 그치고 있으며 이마저도 그 정확도에 의심을 품을 정황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상과 동일한 증상의 뎅기열 환자 때문에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 수요가 늘어나게 될텐데 감당할 방법이 있을지 모르겠다.
뎅기열 환자는 라마단 시기에 발병이 시작되어 9월 경 피크를 이루는데 작년같은 경우 매일 2천여명의 환자가 발생할 정도였다. 통계에 잡힌 환자 수만 총 10만명이 넘었다. 한국은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병원에 다녀가면 그 병원을 폐쇄하고 역학조사를 벌이지만 방글라데시에서는 어떻게 할 지 모르겠다. 의료진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뎅기열에 대응할 수 있는 자원확보에도 힘써야 하는 상황이라 방글라데시의 상황이 단시간에 개선되긴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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