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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공학

BMW 화재원인

by ayush 2020. 8. 6.

2018. 08. 01. 네이버 블로그 포스팅 저장

 

1. EGR

폭염이 계속되는 요즘 BMW의 특정 차종에서 화재가 연달아 일어났다. 주행중일때 뿐 아니라 공회전 상태에서도 화재가 발생하여 차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는데 해당 사안은 2016년부터 꾸준히 제기된 문제라고 한다.

 

 

화재가 발생된 곳은 EGR부품으로 추정되는데 이 부품은 질소산화물 NOx를 줄이기 위한 장치다. NOx의 발생조건이 고온 고압인데 공기를 압축하여 자기착화 되는 디젤엔진 특성상 압력을 줄일 수는 없고 연소실 온도를 강제로 낮추어 NOx 발생을 줄이는 장치다.

그림에서처럼 배기가스 일부를 연소실로 넣어 완전연소를 방해하는 것이 그 원리인데 불완전연소를 유도할 때에는 출력저하가 동반되므로 일정조건에서만 EGR이 작동한다. 급가속이나 공회전, 저속 정체구간에서는 여유 출력이 요구되므로 일정 속도 이상의 정속 주행환경에서만 EGR이 작동된다.

따라서 화재발생차량이 모두 정속주행중이거나 그 직후 발화가 되었다면 EGR 쿨러가 방열을 제대로 못했다는 결론이 나오겠지만 최근에는 정차중에 화재가 발생한 일이 있다고 하니 원인은 오리무중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러한 부품들은 전자제어를 통해 작동하는데 한국에서만 이런 화재사건이 일어난다는 말은 ECU  맵핑(컴퓨터에서는 프로그래밍)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전세계 모든 BMW에 비해 한국 수출용 차량에만 불량품을 썼을 가능성은 없기에 각 국가별 주행환경에 맞춰 맵핑한 ECU가 변수가 되는 것이다.

ECU 맵핑을 손보려면 독일본사의 엔지니어가 한국의 주행환경을 고려한 프로그램을 다시 짜야 한다는 소린데 이게 한두달로 끝날 일은 아닐 것 같다. 오늘은 무사히를 기도하며 탈 수밖에...

 

2. 맵핑 Mapping

 

컴퓨터에 프로그래밍 혹은 코딩이 있다면 자동차에는 맵핑(mapping)이라는 것이 있다. 똑같은 개념인데 단어만 다르다.

전자제어 방식으로 자동차를 움직이다 보니 각종 센서를 통해 입력된 값을 ECU(컴퓨터에서는 CPU)라고 부르는 자동차의 두뇌가 미리 입력된(맵핑한) 프로그램에 따라 연료 분사시간, 점화시간, 밸브의 리프팅 정도까지 제어하면서 최적의 출력을 확보하려고 한다.

이 맵핑이 얼마나 대단하냐면 2년전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를 보면 알 수 있다. 전세계 자동차 검사실의 장비가 비슷하다는 점에서 착안, 일정시간 핸들을 돌리지 않고 엑셀만 밟는 경우 테스트모드가 활성화 되어 배기가스 배출이 줄어들게 되고 방향을 전환하는 실제 상황에서는 배기가스를 여과없이 배출하도록 맵핑한 것이다. 그 결과 실제 주행시에는 제조사와 국가기관이 발표한 수치보다 연비가 더 높게 나오고 출력도 빵빵하게 나왔다. 물론 배기가스도 여과없이 나왔지만...

자동차 하드웨어는 똑같은 부품, 똑같은 조립과정을 통해 동일하지만 이 맵핑은 주행환경에 따라 그 입력값이 달라지기 때문에, BMW 발화사건의 주요 독립변수로 지목되고 있....어야 하는데 주류 의견은 아닌것 같다.

맵핑문제는 프로그램 입력이 잘못된 것이기 때문에 ECU를 리셋해줘야 한다. 그리고 일일이 매핑을 다시 해줘야 하는데 아무래도 부품 하나 교환하는 것보다는 까다로운 작업이다. 게다가 한국형 프로그램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데 그 시간과 비용은 어쩔 셈인가...

 

3. 흡기다기관

 

흡기 매니폴드( 흡기 다기관) 는 외부 공기를 엔진에 공급하는 통로이며 통로가 다발 형태로 되어 있다. EGR을 통해 배기가스 일부가 연소실에 들어갈 때 이 흡기다기관을 통해 들어가게 된다.

역할은 분명 공기가 들어가는 통로인데 정비를 하려고 보면 슬러지, 일명 카본이라는 것이 잔뜩 쌓여있다. 연소실에서 연소되지 않은 혼합기(연료와 공기)가 역류하기도 하고 불완전 연소로 발생한 가스가 뒤섞이기도 하면서 공기가 들어가는 입구에 슬러지가 점점 쌓여 통로가 좁아지는데 이번에는 이 슬러지가 뜨거운 외기온도와 EGR의 문제로 열을 받아 흡기다기관이 녹아내린 것이다.

즉, 화재의 발화지점이 플라스틱으로 된 흡기매니폴드라는 것이다. 좀 더 열에 강한 부품으로 교체를 하고 EGR의 냉각장치를 더 크게 하면 화재라는 최악의 사태로 치닫을 일은 줄어들겠지만 이 역시 미봉책이나 안전장치에 불과할 뿐,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산불이 났을 때 등산로에서 불이 일어났다고 해서 등산로 근처에 재떨이를 비치하는 격 아닐까? 근본적인 원인인 라이터, 취사장비 반입을 막아야 하는데 현재 BMW코리아의 대처는 일단은 막고보자인 것 같다.

 


일주일 쯤 지나 드디어 발표한 비엠의 해명기사.

 

 

BMW코리아의 공식 기자회견이 있었다. 사태수습을 하기위해 애를 쓰고 있다. 혹자는 해명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기술자도 아닌 최고 책임자가 아직 확실하지 않은 사안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는 건 맞지 않다. 머리를 숙이고 두루뭉실한 말로 최선을 다한다고 하면 그 자리에서는 최선을 다 한 것 아닌가.

공식적인 화재원인은 다음과 같다.

1. EGR쿨러가 역할을 못 함
2. 뜨거운 배기가스가 흡기다기관에 유입
3. 냉각수 호스에서 냉각수 유출
4. 냉각수 부동액(에틸렌글리콜 계열)에서 에틸렌글리콜 퇴적
5. 고온으로 연소

이번 기자회견으로 한국수출분에 대한 부품 차별은 없다는 점, ECU 프로그램이 유럽과 동일하다는 점이 공식적으로 확인 되었다. 소프트웨어문제도 아니라고 못박아 일각에서 제기되는 의혹을 해소(?) 했다.

나같은 의심쟁이나 대림대 김필수 교수는 여전히 아니라고 하고 있지만... 혹시 폭스바겐급 스캔들로 이어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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