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오급진 휘발유와 고오급진 경유. 일반 연료와 무슨 차이가 있길래 300원이나 더 받는 걸까? 최근 고양시의 유류저장고에 큰 화재가 났는데 작은 불똥이 원인이었다. 휘발성과 인화성이 워낙 강한 가솔린의 특성 때문에 불길을 잡는데 어려웠다고 한다.
700°C 이상의 열이 발생하는 엔진의 연소실에서는 가솔린이 점화시기 이전에 자기 멋대로 폭발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폭발 타이밍이 맞지 않는 경우 운전자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따다닥거리는 소리가 나며 엔진이 부조를 일으킨다. 노킹(knocking)현상이다.
노킹을 막기 위해서는 가솔린의 거침없는 폭발을 조절할 필요가 있는데, 옥탄가를 높여 발화점을 낮추는 방법을 쓴다. 탄화수소의 일종인 이소옥테인의 비율이 높으면 가솔린의 인화점이 높아지는데 인화점이 높을수록 엔진의 열기에 스스로 발화하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 즉, 고급 휘발유는 고성능엔진(압축비가 높아 연소실 온도가 더 높음)에 맞게 옥탄가를 높여 출고되며 이름처럼 일반휘발유보다 에너지량이 많은 것은 아니다.
휘빌유에 납을 첨가하면 옥탄가가 높아지는데 한국에서는 유연휘발유라고 해서 팔았었다. (기억하는 사람은 아재 이상급...) 환경문제로 더이상은 판매되지 않으나 당시 아재들 사이에서도 유연을 쓰면 엔진에 좋다는 말을 했더랬다. 그때는 전자제어가 지금처럼 정밀하지 않던 시대니...
요즘은 노킹이 일어나면 노킹센서가 이를 감지하고 ECM이 바로 점화시기와 연료분사시기를 조절하여 노킹을 억제한다. 때문에 고급유로 세팅된 차량에 일반유가 들어갔다해서 바로 차가 퍼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다만 고속주행이나 급가속 시에 세팅된 값과 다른 폭발 타이밍으로 인해 엔진에 무리가 가는 것은 사실이다.
세탄가는 이와 반대로 경유의 발화가 더 잘 일어나도록 한다. 경유는 라이터를 갖다 대도 불이 안붙는다. 공기를 압축해서 생긴 열로 착화하는 방식에서는 가솔린과 반대로 폭발이 늦을 경우 노킹이 생기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착화성이 좋도록 하는 것이다... 라는 말인데 지금은 사라졌다. 그럴수밖에 없는게 고성능 엔진일수록 공기 압축비가 높아지는데 디젤은 압축비가 높으면 점화 타이밍이 빨라지기 때문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고급유는 왜 비쌀까에 대한 정확한 해답은 정유업계가 쥐고 있겠으나 '규모의 경제'로 접근 가능할 것 같다. 아직은 하이옥탄을 필요로 하는 차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생산과 공급에 드는 고정비용이 상쇄되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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